[기업 탐방] 춘천의 에너지 심장, 강원도시가스를 가다
2025-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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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적 가스 공급과 스마트 관리강원경제의 숨은 기반

- 신재생에너지사업 다각화 가속, 지역사회 상생 ESG 경영

 

강원도의 행정·문화 중심지 춘천. 호반의 도시라 불리는 이곳 외곽에 자리 잡은 강원도시가스는 지역민의 일상과 산업 현장을 지탱하는 에너지 공급의 중추다. 도시가스 공급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의 확장을 모색하고 있으며, ESG 경영을 통해 지역사회에 긍정적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는 강원도시가스를 직접 찾아가 보았다.

 

도시가스 공급, 강원도의 일상을 지탱하다

 

강원도시가스는 1984년 춘천시를 시작으로 공급망을 넓혀왔다. 2008년 홍천군, 2013년 영월군, 2016년 정선군, 2022년 태백시에 이르기까지 5개 지역으로 사업권역을 확대하며 강원 내 대표적 에너지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산악지형이 많은 강원도의 특성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은 인프라 확충 사업이었으며, 지역 균형 발전과 생활 인프라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도시가스 공급량은 202015100에서 202115800, 202216600, 202318900으로 꾸준히 늘었으며, 2024년에는 23100를 달성했다. 불과 4년 만에 약 53% 성장한 셈이다. 이는 신규 공급 지역 확대뿐 아니라, 분산형 전원으로 주목받는 연료전지 발전용 수요 확대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2024년 공급량을 용도별로 살펴보면, 가정용이 40.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연료전지 발전용이 35.4%로 뒤를 이었다. 이어 영업·업무용이 17.9%, 산업용이 5.4%를 기록했다. 특히 연료전지 발전용 비중이 전체의 3분의 1을 넘어선 것은 도시가스가 더 이상 생활 연료에만 머무르지 않고 친환경 발전 에너지원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보급률 또한 꾸준히 상승했다. 강원도시가스의 보급률은 202060.7%에서 매년 증가해 202465.2%에 도달했다. 이는 강원도 전 지역 평균(58.0%)보다 약 7% 높은 수치다. 현재 강원도시가스는 약 16만 세대에 도시가스를 공급 중이며, 총 배관 연장은 562km에 달한다.

 

도시가스 공급 확대는 지역민들의 생활환경 개선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 연탄이나 LPG에 의존하던 농촌·산간 지역 주민들은 도시가스 도입으로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생활 편의성을 높일 수 있었다. 동시에 연료전지 발전용 수요 증가를 통해 지역 내 친환경 발전 비중을 확대함으로써 국가적 탄소중립 정책 이행에도 기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강원도시가스는 단순히 도시가스를 보급하는 차원을 넘어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의 확장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힘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공개된 경영지표에 따르면 강원도시가스는 자산 1385억원, 연 매출액 2132억원, 연간 판매량 2.3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임직원 수는 73명으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1인당 생산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가스업계 한 관계자는 강원도시가스는 강원 지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규모의 경제 달성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효율적 운영과 안전 관리로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역 기반 기업으로서 운영 효율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추구해온 결과로 풀이된다.

 

“Better Energy, Best Safety, Be Green”

 

강원도시가스가 내세우는 경영 철학은 안전친환경이다. 회사의 슬로건 “Better Energy, Best Safety, Be Green”에는 안정적 공급과 더불어 탄소중립을 향한 의지가 담겨 있다.

 

특히 가스 사고 예방을 위한 배관 안전관리 시스템, GIS 기반 시설 관리, IoT 센서 활용 등은 업계 내에서도 주목받는 사례다. 더 나아가 연료전지,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며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강원도시가스 본사 상황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실시간으로 가스 공급 현황을 표시하는 스마트 모니터링 시스템이었다. 이곳에서는 공급권역인 춘천, 홍천, 영월, 정선, 태백 의 배관 압력, 유량, 공급 안정성이 24시간 체크되고 있었다.

 

관계자는 강원은 산악지형이 많아 배관 관리가 까다롭습니다. GIS 기반 관리체계와 IoT 센서를 결합해 위험 신호를 조기 감지하고, 필요 시 즉각 관리조직이 출동하는 체계를 갖췄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점검 차량이 정기적으로 순회하며 배관 주변을 살피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도시가스 공급은 연료 공급을 넘어 지역경제와도 직결된다. 춘천의 소상공인 식당, 숙박업소 학교 및 산업단지, 홍천의 소노호텔앤리조트, 태백의 강원랜드 등은 모두 안정적인 도시가스 공급에 기반해 운영되고 있다.

 

태양광·연료전지·바이오복합 에너지 기업으로

 

강원도시가스는 도시가스 공급을 넘어 태양광, 연료전지, 바이오가스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에너지 전문기업으로의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생활 연료 공급에 머물렀던 과거의 역할을 넘어, 탄소중립 시대를 대비한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원도시가스는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RE100과 관련하여, 도시가스 공급 권역 내·외의 다양한 산업체 등을 대상으로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한 친환경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또한 연료전지 발전용 수요 확대도 지속 추진 중이다. 현재 도시가스를 공급 중인 연료전지 발전소는 영월 남부발전에 설치된 15MW급 연료전지 2기와 춘천 지내리에 건설된 29.4MW급 연료전지이다. 연간 약 48MWh의 전력을 생산해 약 14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가능한 규모다.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에서는 매일 약 100톤의 가축분뇨를 처리해 연간 약 60의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도시가스로 자원화하여 약 1000가구의 난방·취사 연료로 활용할 수 있다. 해당 시설은 강원도 내 대표적인 폐자원 순환형 에너지 모델로 평가된다.

 

춘천시와 원주시에 액화수소충전소가 설치되었고, 강원도시가스는 지역의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수소 수요 확보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액화수소를 모빌리티 분야에 적극적으로 보급하기 위하여 지자체와 협력하여 상용 차량을 수소 차량으로 전환하기 위해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중이다.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ESG 경영

 

강원도시가스는 지역과의 상생을 매우 강조한다. 본사 로비 벽면에는 그간의 사회공헌활동 사진들이 전시돼 있었다. 매년 김장나눔, 연탄나눔, 명절 쌀 나눔 행사 등을 통해 지역사회의 저소득, 소외계층을 지원하고 있으며, 강원특별자치도 장애인 재활협회와 연계하여 드림온 장학 제도를 운영하여 장애 가정의 학생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후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도시가스협회와 연계하여 가스기기지원사업과 에너지효율개선사업을 통해 지역사회의 도움이 필요한 곳을 발굴하고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직원들은 하나같이 도시가스는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생활과 직결된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다에너지 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산악 지형의 특수성을 극복한 안전 관리, 신재생·수소로의 확장, ESG 기반의 지역 상생은 강원도시가스를 작지만 강한에너지 전환 거점으로 만들고 있었다. 호반의 도시 춘천에서 시작된 이 변화는 강원도 전체의 에너지 미래를 바꾸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용어 설명 :

·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 =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소매곡리에 조성된 국내 최초의 친환경에너지 마을. 2015년 준공된 이 에너지타운은 기존에 주민 기피시설로 여겨졌던 하수처리장과 가축분뇨처리장 등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자원화하여 바이오가스, 퇴비, 액비를 생산하고, 하수처리장 유휴 부지에는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해 마을 공동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다.

특히 가축분뇨와 음식물 쓰레기 등 유기성 폐기물을 활용해 바이오가스를 도시가스로 정제·공급하며, 이는 지역 소규모 마을에서 도시가스를 사용할 수 있게 한 획기적인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이외에도 태양광, 소수력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통해 전기 판매 수익을 올리고, 음식물류폐기물과 하수 슬러지를 활용해 생산한 퇴비·액비는 마을 내·외부에 판매해 공동체 소득에 기여하고 있다.

환경순환형 에너지 시스템과 주민 참여 운영 모델을 도입한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은 사업 초기에 지역 악취 문제를 해소하고, 주민 이익을 증대시키며 마을의 경제적·환경적 활력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던 사례로 꼽힌다. 최근에는 시설의 노후화와 정제 설비의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국비 등 예산을 투입해 대수선 및 구조 개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가스 생산량의 감소와 퇴비·액비 시설의 영업이익 하락 등 해결과제가 남아 있지만, 전국적으로 친환경 에너지타운 확산의 롤모델 역할을 꾸준히 하고 있다.

 

· RE100(Renewable Energy 100%) =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다. 이 캠페인은 2014년 영국 런던의 비영리단체인 더 클라이밋 그룹(The Climate Group)과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Carbon Disclosure Project)가 시작했다. 정부의 강제나 법적 의무가 아닌, 글로벌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RE100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자사의 전체 전력 사용량을 일정 시점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다양한 방식으로 재생에너지를 구매하거나 직접 생산해 그 목표를 이행한다. 이후 이행 현황을 주기적으로 보고하며, 주요 평가기관(CDP)의 인증을 받게 된다. RE100은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과 저탄소 경제 전환을 견인할 핵심 이니셔티브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SK그룹, LG에너지솔루션 등 다양한 기업이 참여 중이며, 한국은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기업이 RE100에 가입해 있다.